면허를 따고 4년을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시험을 본 후 단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거든요. 처음에는 '차 사고 나면 운전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에 대한 공포만 커졌습니다. 다른 사람의 차에 타기만 해도 떨렸는데 내가 직접 운전한다니까요.
특히 대전은 도로가 복잡했습니다. 신호등도 많고, 교차로도 많았습니다. 거기다가 다른 차들은 다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버스도 자주 툭 끼어들고, 택시도 급차선을 했습니다. 그런 도로 한가운데 내가 어쩌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남편이 '언제까지 이러게?'라고 물어봤을 때 정말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4년이나 되었는데 한 번도 안 했다니까요. 그때부터 조금씩 맘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 엄마는 운전을 못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았거든요.
온라인에 '대전 운전연수'라고 검색했을 때 하늘드라이브가 가장 위에 나왔습니다. 후기도 많고 평점도 높았습니다. '3일 만에 장롱면허 탈출'이라는 후기를 읽고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원이 '3일은 기본이고, 많은 분들이 4주 후에 완전히 편해집니다'라고 했습니다.
가격은 3일 12시간에 39만원이었습니다. 특가라고 해서 원래는 50만원이라더라고요.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4년간 미룬 것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예약할 때 아이 셔터 때문에 불안해했는데, 상담원이 '많은 엄마들이 하십니다.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1일차 아침은 거의 오지 못할 뻔했습니다. 손이 떨려서요. 강사님이 오셨을 때 '4년을 안 하셨군요?'라고 물어봤을 때 '네'라고 대답하니까 강사님이 '별일 아닙니다. 몸이 기억해요'라고 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게, 첫 신호를 기다릴 때 페달 위치가 자동으로 나왔거든요.
1일차는 우리 아파트 근처에서 기초를 다졌습니다. 직진, 우회전, 간단한 신호 운전을 배웠습니다. 강사님이 '운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속도 조절이에요. 나머지는 다 따라와요'라고 반복했습니다. 이 한 마디가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그 후로 어떤 상황이든 일단 속도를 낮췄거든요.
1일차 오후에는 대전 시내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등도 많고 차선도 여러 개였습니다. 강사님이 옆에서 '깜빡이 먼저 켜세요. 뒤에서 오는 차 확인하세요. 천천히 가세요'라고 계속 중얼거리셨습니다. 처음에는 귀에 거슬렸지만 점점 고마워졌습니다. 그 말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좌회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맞은편 차도 봐야 하고, 보행자도 봐야 하고, 신호도 봐야 하고... 너무 많은 게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강사님이 '좌회전은 마지막에 배우는 거예요. 제일 어려우니까요. 먼저 맞은편 신호를 봐요. 그 다음에 보행자를 봐요. 그 다음에 천천히 나와요'라고 단계적으로 설명해주셨습니다.
2일차에는 주차에 집중했습니다.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 이마트 지하, 병원 주차장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연습했습니다. 후진주차가 제일 무서웠는데 강사님이 '뒤에 카메라가 있잖아요. 화면을 봐요. 이건 거울과 다르게 정면으로 보여요'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3번을 뺐다 들었는데 강사님이 '3번이면 빨라요. 10번도 하는 사람이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5번째쯤 되니까 거리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강사님이 '자신감입니다. 이제 감이 오셨어요'라고 했습니다.
2일차 마지막에는 평행주차도 배웠습니다. 우리 동네 도로변 차들을 보면 대부분 평행주차를 하고 있었거든요. 처음 시도는 완전히 망했습니다. 차가 각도가 좋지 않아서요. 강사님이 '각도가 중요해요. 45도 정도가 되면 핸들을 꺾으세요'라고 했습니다. 3번째에 성공했습니다.
3일차는 정말 떨렸습니다.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요. 근데 강사님이 '벌써 충분히 하셨어요. 이제 편한 마음으로 가세요'라고 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서 가까운 마트까지 왕복했습니다. 신호 5개, 우회전 2번, 좌회전 2번 있는 코스였습니다.
마지막 30분에 강사님이 '혼자 운전해보세요. 저는 입을 다물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30분 동안 입을 안 여셨습니다. 그 30분이 정말 길게 느껴졌는데 동시에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에 강사님이 '충분합니다. 이제 당신도 운전자예요'라고 했을 때 눈물이 났습니다 ㅠㅠ
39만원은 비싼 돈이지만 4년을 미룬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아깝지 않습니다. 이 3일이 내 인생을 바꿨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 2주가 되었는데 거의 모든 일을 혼자 합니다. 아이 유치원도 다녀오고, 마트도 가고, 친정도 왕복합니다.
초보운전자 표지판은 아직 붙어 있지만 앞으로 떼는 날도 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은 상황이신 분들에게 정말 추천합니다. 특히 대전에서 장롱면허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정말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3일이 정말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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