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무려 8년을 운전대에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금방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지갑 속에만 들어있던 운전면허증이 제 트라우마 같았습니다. ㅠㅠ 버스와 지하철로만 다니다 보니 늙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결정적인 계기는 첫째 아이의 어린이집이었습니다. 지난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됐는데, 픽업 시간이 오후 4시였어요. 제 일이 마치는 시간이 오후 5시였거든요. 남편은 출장이 많아서 항상 어렵고, 매번 할머니를 부르거나 셔틀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엄마가 날 줍지 않아서 슬프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 말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날 밤 남편과 이야기 끝에 다음 달부터 운전연수를 받기로 약속했습니다. 8년 동안 미뤄온 결심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어요. "차라리 제대로 배우자. 돈 들더라도 안전하게 배우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에서 대전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정말 많은 업체들이 있었는데 각각 가격도, 후기도 달랐습니다. 초보 특화 업체, 자차 운전연수 전문점, 심지어 야간 운전 코스까지 있었어요. 저는 자차운전연수를 선택했습니다. 어차피 우리 차로 다닐 건데 우리 차가 가장 편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대전 지역의 여러 업체를 비교해봤는데 10시간 기준 35만원부터 5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습니다. 저는 중간 정도 가격인 40만원대 업체를 선택했어요. 후기도 좋고, 강사 소개도 친절해 보였거든요. 전화 상담할 때도 "8년간 운전을 안 하셨으면 정말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실 거예요"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예약 과정도 간단했습니다. 전화 한 통, 시간 정하기, 카톡으로 강사님 소개까지. 강사님은 20년 경력의 50대 남성분이셨어요. 프로필 사진부터 너무 신뢰감 있으셨습니다. 첫 수업은 월요일 오후 2시로 잡았습니다.

1일차 첫 시간은 정말 떨렸습니다. 8년 만에 운전대를 잡는 거거든요. 손이 덜덜 떨렸어요. ㅋㅋ 강사님이 "괜찮습니다. 처음이 그럴 수 있죠. 먼저 자세부터 다시 배울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운전대 잡는 법, 미러 조정, 시트 높이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어요. 그 다음 시동을 걸고 차가 움직이는 느낌을 먼저 경험하게 했습니다.
1일차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우리 집 앞 이면도로에서 감을 잡는 데 썼습니다.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기, 핸들 조작 감각, 브레이크 밟는 정도 조절까지요. "너무 빨리 움직이는 거 아니야. 시속 10킬로만 생각하고 천천히 가세요"라고 강사님이 지도해주셨어요. 1시간 반 정도 지나니까 이면도로에서는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됐습니다.
2시간차부터는 실제 도로로 나갔습니다. 대전 둔산동 주변의 왕복 4차선 도로였어요. 차가 많지 않은 시간대를 택하신 거 같았습니다. 첫 신호등을 만났을 때 진짜 가슴이 철렁했거든요. 빨강이 나왔는데 제 발이 떨려서 브레이크 밟기가 어색했습니다. "천천히 밟으세요. 얼마나 센 바람을 받으면 차가 멈추는지 느껴보세요"라고 강사님이 말씀하셨는데 이 말이 정말 도움됐습니다.
초록 신호가 나왔을 때의 공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잠깐, 좌우 확인했어? 다른 차 없어? 그럼 천천히 출발"라는 강사님의 목소리가 저를 안정시켰어요. 30분간 신호등 7개를 통과했는데, 7번째쯤엔 좀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일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였습니다. 이날의 목표는 주차였어요. 대전의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정말 겁났습니다 ㅠㅠ 주차 공간이 좁아 보이고, 천장도 낮아 보이고, 차선도 많고... 강사님이 먼저 시연을 보여주셨어요. "앞으로 먼저 들어가서 45도 각도가 되면 여기서 핸들을 꺾어요. 사이드미러를 봐요"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제 차례가 됐을 때는 진짜 팔다리가 떨렸습니다. 처음 시도는 실패했어요. "괜찮아요. 다시 빼고 들어가세요"라고 강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두 번째 시도도 실패. 세 번째에는 강사님이 "오른쪽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보일 때 핸들 꺾으세요"라고 알려주셨는데, 그 순간 감이 확 왔습니다. 네 번째는 성공했어요! 그때 느낀 쾌감은 정말 컸습니다. ㅋㅋ

2일차 남은 시간은 신호등 주행 연습과 우회전을 했습니다. "좌회전은 다음에 배우기로 하고 오늘은 우회전과 직진에 집중해요"라고 강사님이 계획해주셨어요. 둔산동에서 원촉 방향으로 나가는 도로에서 우회전을 5번 정도 연습했습니다. 우회전은 상대적으로 쉬웠어요. 신호를 잘 확인하고 오른쪽 앞을 보고 천천히 도니까 문제가 없었습니다.
3일차는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습니다. 이날은 지난 이틀의 복습이었어요. 우리 집에서 출발해서 어린이집을 경유해서 마트를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강사님이 "이제 어느 정도 실전 감각을 익혀야 할 때예요. 실제로 어린이집을 픽업하려면 이 코스를 맘편하게 다니실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어린이집 가는 길에서 처음으로 좌회전을 했습니다. 신호 대기 중에 "맞은편 차가 다 통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신호가 초록으로 바뀌자마자 조심스럽게 들어가세요"라고 강사님이 설명해주셨어요. 처음에는 타이밍이 틀려서 2번을 실패했는데, 3번째는 성공했습니다. "아, 느낌이 오나요?"라고 강사님이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마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2시간이 지나 있었어요. 마트 주차장에서 30분간 평행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오늘은 평행주차까지 마스터해봅시다"라고 강사님이 말씀하셨는데, 저는 내심 걱정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어제 지하주차장 경험이 있으니까 조금 더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두 번은 실패했지만 세 번째에 깔끔하게 성공했어요. ㅋㅋ
마지막 1시간은 어린이집 픽업 타이밍에 실제로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오후 4시 정도였는데 아이가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제가 직접 운전해서 데리러 간 거라는 사실이 꿈만 같았거든요. 강사님이 뒤에서 "이게 바로 운전을 배우시는 이유죠?"라고 말씀하셨어요.
3일 총 9시간에 비용은 40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꽤 크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정말 싸다고 생각합니다. 내돈내산 후기이지만, 이건 진짜 값어치 있는 투자였습니다.
지금은 연수가 끝난 지 5주째입니다. 매일 운전합니다. 어린이집 픽업은 당연하고, 마트 장보기, 친정 가기까지요. 지난주에는 혼자 대전 유성구까지 나가는 배달 때문에 한 시간을 운전했습니다. 8년간 포기했던 자유가 돌아온 기분입니다. 정말 받길 잘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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