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5년을 차에 전혀 안 탔습니다. 대학 때 급하게 면허만 따놓고 그 이후로는 버스, 지하철, 남친 차만 탔거든요. 서울에서는 차가 없어도 살 수 있으니까 계속 안 탔어요.
근데 결국 차를 사게 됐습니다. 직장이 대전 외곽으로 이사 가면서 통근이 힘들어졌거든요. 버스 타면 왕복 3시간이 걸렸는데 차로 가면 30분이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차를 장만했습니다.
차를 샀는데도 혼자 타기가 무서웠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핸들을 잡으면 손이 떨렸고 신호만 봐도 떨렸어요. 옆에 누가 타줘야만 운전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매일 남친을 졸라서 직장까지 태워달라고 했어요.
6개월을 그렇게 지냈어요. 정말 미안했어요. 남친한테. 그런데 어느 날 남친이 "차도 있는데 왜 자르냐고. 나도 부담스럽잖아" 라고 했거든요. 그말이 자존심상하더라고요. 그 날부터 반드시 운전을 배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봤을 때 초보운전연수가 생각보다 많았어요. 3일부터 5일까지 여러 코스가 있었는데 나는 3일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10시간에 45만원이었어요. 내돈내산으로 봤을 때 왕복 통근비 생각하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선택한 이유는 내가 거의 초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어요. 차선 변경도 못하고 주차도 못했거든요. 초보 특화 연수 코스가 나한테 딱 맞는 것 같았습니다.

1일차는 정말 떨렸습니다. 차를 두 번 꺼먹었어요 ㅠㅠ 엔진 끄는 게 젤 어려워. 아무튼 강사님이 정말 친절하셨어요. "다들 처음엔 이래요" 라고 안심시켜주셨거든요. 처음 1시간은 집 근처 주택가에서 출발, 정지, 기어 조작만 했습니다. 반복, 반복, 반복. 그렇게 손과 발이 기억하게 했어요.
2시간째부터는 실제 도로로 나갔어요. 신호 몇 개 통과하는 것만 해도 손에 땀이 났어요. 좌회전 신호에서 정말 떨렸는데 강사님이 "맞은편 차가 다 지나가면 부드럽게 핸들 꺾으세요. 천천히요" 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진짜 도움이 됐습니다.
3시간째에는 주차를 배웠어요. 마트 지하 1층에서 평행 주차를 처음 시도했어요. 완전 망했습니다 ㅠㅠ 옆 차한테 너무 가깝게 들어갔거든요. 강사님이 "이건 몇 번 하면 는다. 괜찮아요" 라고 했어요. 그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2일차는 좀 더 큰 도로였어요.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운전했는데 차가 진짜 많았어요. 심장이 철렁철렁했지만 강사님이 옆에 계셔서 조금은 견딜 수 있었어요. 차선 변경을 여러 번 했는데 처음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특히 신호에서 좌회전할 때 강사님의 지시를 받으면서 운전했는데 그게 제일 좋았어요.
강사님이 가르쳐준 한 가지가 있어요. "사이드미러 봤으면 옆 창도 보고, 그 다음 핸들 꺾어요. 세 번은 확인하세요" 라고 했거든요. 그 이후로 차선 변경이 좀 자신감 생겼어요.
2일차 오후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후진 주차 연습을 많이 했어요. 첫날보다는 훨씬 낫긴 한데 여전히 떨렸어요. 강사님이 사이드미러 안 보이는 순간을 정확히 지적해주셨거든요. 양쪽 거리감을 숫자로 이해하는 게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3일차는 정말 중요했어요. 마지막 수업이었거든요. 이날도 큰 도로에서 운전했는데 첫날과 비교하면 정말 달랐어요. 손도 덜 떨렸고 신호 대응도 빨랐거든요. 차선 변경도 거의 실수 없이 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내가 평소에 출퇴근하는 도로로 나갔어요. 그 도로는 정말 신호도 많고 차도 많았거든요. 근데 나는 거기서 거의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었어요. 강사님이 "정말 잘 늘으셨어요.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다니실 수 있습니다" 라고 했어요. 눈물이 났어요.
그 이후로 매일 혼자 운전하고 있습니다. 처음 3일은 무섭긴 했어요. 신호마다 떨렸으니까요. 하지만 한 주일 지나니까 거의 무섭지 않았어요. 지금은 왕복 통근도 혼자 하고 주말에 친구들이랑 드라이브도 가요.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었어요. 차에 혼자 탔을 때 안심이 돼요. 응급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남친한테 미안했던 마음도 사라졌어요.
3일 10시간에 45만원은 내 인생 최고의 투자였습니다. 진짜예요. 이제 자유롭거든요. 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남친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요.
초보운전연수가 고민되는 사람들이 있으면 한 번 받아보세요. 이 비용이 아깝지 않을 거 같아요. 강사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격려해주시고 차근차근 가르쳐주셔서 정말 값어치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변할 줄 몰랐거든요. 정말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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